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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긴 어게인(Begin Again)》 리뷰 – 삶을 노래하는 순간, 다시 시작되는 우리

by 율 블리 2025. 3. 28.

영화 비긴어게인 포스터 이미지

 

2013년 개봉한 영화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은 음악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고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음악 드라마다.

《원스(Once)》로 전 세계 음악 영화의 흐름을 바꾼 감독 존 카니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키이라 나이틀리(그레타 역)와 마크 러팔로(댄 역)의 감성적인 연기가 더해져 많은 이들의 인생 영화로 꼽힌다.

상처받은 이들이 음악으로 다시 일어서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자아 발견과 회복의 여정'을 담고 있다. 도심의 소음과 일상 사이, 작은 멜로디 한 줄이 다시 살아갈 힘을 준다는 따뜻한 메시지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1. 줄거리 – 무너진 순간, 음악이 말을 걸다

뉴욕의 한 작은 바. 무대에 선 무명 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조용히 자신의 노래를 부른다. 관객은 시큰둥하지만, 단 한 사람, 구석에 앉아 있던 댄(마크 러팔로)은 그 노래에 매료된다.

댄은 한때 잘 나가던 음악 프로듀서였지만,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가족과도 멀어진 채 삶의 가장 바닥을 걷고 있는 인물이다. 그레타는 유명한 뮤지션인 전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와의 이별 후, 자신감마저 잃고 떠나려는 참이었다.

하지만 댄은 그녀의 음악에서 가능성을 보고, 뉴욕 거리 곳곳을 스튜디오 삼아 앨범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한다. 지하철, 공원, 다리 아래, 옥상… 도시의 자연스러운 소음과 사람들의 삶이 녹아든 장소에서, 그들은 녹음을 하며 단순한 음악 작업을 넘어 서로의 인생을 보듬고 위로하게 된다.

《비긴 어게인》은 단순한 성공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를 인정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새로운 감정을 받아들이는 '치유의 음악 여정'이다.

2. 캐릭터와 연기 – 멜로디 속에 담긴 사람들의 재시작

● 그레타 (키이라 나이틀리)

그레타는 뮤지션 연인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왔지만, 이별 후 스스로의 음악을 찾게 되는 인물이다. 키이라 나이틀리는 직접 노래를 부르며 감성적인 싱어송라이터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특히, 피아노 앞에서 부르는 〈Lost Stars〉의 원곡 버전은 인물의 감정선과 내면을 가장 진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다. 그녀는 사랑에 의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목소리를 찾고 성장하는 여정을 보여준다.

● 댄 (마크 러팔로)

한때 잘 나가던 프로듀서였지만, 이제는 실패한 중년으로 낙인찍힌 댄. 마크 러팔로는 다소 무기력하고 냉소적인 캐릭터를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그레타와 함께 음악을 만들면서, 잊고 있던 꿈과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떠올린다. 댄은 음악이 단순히 히트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임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 데이브 (애덤 리바인)

그레타의 전 연인이자 떠오르는 스타 뮤지션. 애덤 리바인은 실제 가수답게 화려한 무대 장면과 함께, 스타가 된 이후의 변화된 모습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의 곡 〈Lost Stars〉는 영화의 테마를 대변하는 가장 중요한 음악으로, 사람이 성장하는 동안 무엇을 잃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3. 연출과 음악 – 도시를 악보 삼아, 인생을 녹음하다

《비긴 어게인》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 그 자체다. 상업적 스튜디오가 아닌 도시의 풍경과 소음이 음악의 일부가 되는 구조는, 감독 존 카니 특유의 음악적 감성과 스토리텔링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 곡은 단순한 배경음이 아니라 등장인물의 감정과 관계를 설명하는 주요 장치로 활용된다. 특히 그레타가 이어폰을 끼고 뉴욕을 거닐며 노래하는 장면은, 관객에게 도시의 고독함 속에서 피어나는 위로의 감성을 선사한다.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A Step You Can’t Take Back〉 등 OST 전체가 인물의 심리와 서사를 대변하는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하며, ‘음악 영화’로서의 품격을 보여준다.

4.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 인생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

《비긴 어게인》은 단순히 꿈을 이루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치유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며,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다.

사랑에 실패한 사람, 직장을 잃은 사람, 가정에서 멀어진 사람… 우리는 모두 어느 시점에서 삶의 ‘빈 소절’을 마주한다. 하지만 음악처럼, 한 박자 쉬고 다시 연주하면 된다. 비긴 어게인.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 영화는 거창한 성공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회복과 인간적인 연결의 소중함을 말하며, 관객 스스로도 ‘내 삶의 재시작’을 꿈꾸게 만든다.

5. 결론 – 멜로디 위에 써 내려간 인생의 두 번째 악장

《비긴 어게인》은 감동적이면서도 따뜻한 음악 영화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실패, 상실, 그리고 희망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담아냈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의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케미스트리, 귀에 맴도는 OST, 감각적인 뉴욕의 풍경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삶의 리듬을 되찾는 에너지를 준다.

🎬 “멈춰도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니까.”

⭐⭐⭐⭐⭐ (5/5)

《비긴 어게인》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인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응원이 되는 영화다. 노래가 끝난 후에도 마음속 어딘가에서 계속 울리는 감정의 여운. 그게 바로 이 영화의 진짜 멜로디다. 지금 당신의 플레이리스트에 이 영화를 추가하라.